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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청년 문학상
2014년 04월 30일 (수) 22:28:37 우찬제, 김승희 gyozi@sogang.ac.kr
2014 청년 문학상 ● 비평 당선작: 없음 가작: 「돌이킬 수 없는 식탁의 침묵에 대한 구성과 해체」(한대희) 「잊혀진 그녀/그녀들의 슬픔을 감각하는 방법」(김두훈) 「백년법: 불로와 새로운 정치체계, 과연 늙지 않는 삶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김민수) ● 소설 당선작: 「어떤 불청객」(정유진) 가작: 「애초의 인류」(이주현) 「오수」(신가람) ● 시 당선작 : 잉어 (용혜민) 가작 : 매듭(한채민) <청년문학상 비평 부문 심사평> 당선작: 없음 가작: 「돌이킬 수 없는 식탁의 침묵에 대한 구성과 해체」(한대희) 「잊혀진 그녀/그녀들의 슬픔을 감각하는 방법」(김두훈) 「백년법: 불로와 새로운 정치체계, 과연 늙지 않는 삶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김민수) 우찬제(문학비평가/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교수) 2014년 청년문학상 비평 분야의 응모작들은 다양했습니다. 사회 비평, 문화 비평, 영화 비평, 문학 비평 등등 다양한 비평 장르들에 서강의 청년들이 관심을 다각화했다는 점은 우선 긍정적이었습니다. 응모작도 예년보다 늘었습니다. 그럼에도 자기만의 개성적 시각과 예리한 문제의식으로 비평 대상에 대해 복합적이면서도 일관성 있게 논의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어떤 경우는 학습 과정에서 제출하는 기말 보고서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있었고, 또 어떤 경우는 소박한 문제의식에서 머물러 있어서 이 글을 통해 어떤 발언을 하고 싶은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없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심사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고민한 작품은 다섯 편이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식탁의 침묵에 대한 구성과 해체」(한대희)는 현대사회의 식탁문화를 반성적으로 성찰하고자 했던 여러 매체에 걸친 텍스트들을 가로지르면서, 다양한 국면들을 흥미롭게 짚어낸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전체 논지를 이끌어가는 유기적 구성이나 결론이 약하고 무엇보다 문장 표현상의 오류가 적지 않은 점이 흠이었습니다. 「잊혀진 그녀/그녀들의 슬픔을 감각하는 방법」(김두훈)은 박준의 시집 󰡔당신들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은 먹었다󰡕를 대상으로 한 작품론입니다. ‘기억으로부터의 도피’와 ‘기억으로부터의 망명’이란 핵심어를 바탕으로 이 시집의 특성을 잡아내려 한 점은 인상적이었는데, 아직은 그것을 심화로 논의로 이끌어가는 능력이 다소 부족한 듯 보였고, 서툰 인용 방식도 아쉬움을 더했습니다. 「백년법: 불로와 새로운 정치체계, 과연 늙지 않는 삶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김민수)는 SF를 매개로 한 정치비평 담론인데, 문제의식이 활달하고 분명할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핵심 문제와 연계하려 한 점이 눈에 들었지만, 문장이 다소 거칠고 간혹 부적절한 어휘 선택 사례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좌표」(강태영)는 영화 「해무」에 대한 작품론인데, 자기 입장을 일관되게 이끌어간 점이 좋았지만, 본격적인 분석의 과정을 더 체계적으로 거쳤더라면 더 설득적이었을 것이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소설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 담긴 삶과 죽음, 육체로의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현대적 적용 양상 고찰: 괴물과 박사를 중심으로」(최지혜)는 ‘프랑켄슈타인’ 테마를 포착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고 기민한 일이었는데, 비평이라기보다는 보고서에 가까운 형식을 지니고 있어서 안타깝더군요. 글의 제목도 너무 길고 요령부득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으니, 표현 감각을 더 살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 5편 중 보고서에 가까운 느낌을 주거나 아직은 소박한 인상비평 단계에 머문 것 같은 작품을 제외하고 3편을 놓고 다시 고민했습니다. 그 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식탁의 침묵에 대한 구성과 해체」가 가장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비평이지만, 문장 표현상의 실수나 오류를 보상하고도 남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당선작을 낸다면 이 작품으로 해야 하는데, 문장과 구성력 등 여러 면에서 걸려서, 유감스럽게도 당선작이라고 적지 못했습니다. 「잊혀진 그녀/그녀들의 슬픔을 감각하는 방법」, 「백년법: 불로와 새로운 정치체계, 과연 늙지 않는 삶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와 더불어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선정하고자 합니다. 각자의 비평 감각을 더욱 갈고닦아 머지않은 미래에 큰 비평가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응모한 모든 서강 청년 비평가들에게 위대한 영광 있기를 빕니다. <청년문학상 소설 부문 심사평> 당선작: 「어떤 불청객」(정유진) 가작: 「애초의 인류」(이주현) 「오수」(신가람) 우찬제(문학비평가/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교수) 2014년 청년문학상 소설 분야의 응모작들 중에 마지막까지 심사독자의 눈길을 끈 것은 네 편이었습니다. 「물리학자와 함께 하룻밤을」(임준규)은 그 제목부터 흥미를 자아내고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물리학의 세계를 바탕으로 훨씬 이채롭고 특징적인 이야기를 풀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말입니다. 그런데 물리학의 세계를 잘 활용하여 이야기를 짓는 일은 사실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지요. 그래서일까요. 소설의 문제 설정을 제대로 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대화와 서술의 요령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애초의 인류」(이주현) 또한 감각 있는 제목이네요. 연어의 모천회귀처럼 거슬러 오르기, 혹은 초월적 수직 상승에의 욕망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하위 주제로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우울을 다루었습니다. 일단 허구적 문제 설정은 흥미로웠는데, 그것을 엮어나가는 방식에서는 아직 서툰 느낌이고 결말 처리도 애매합니다. 「어떤 불청객」(정유진)은 극적인 소설입니다. 불청객의 틈입, 불청객과 함께 했던 사건, 불청객을 쫓아낸 다음의 후일담 등을 극적으로 짜 놓은 소설인데, 흥미로운 것은 불청객이나 주인공이나 할 것 없이 소설가 지망생이군요. 소설가 지망생 둘을 소설에 등장시키려면 아마도 소설 분량이 지금보다는 훨씬 길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불청객 한 씨가 그토록 피해망상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사연에 대한 탐문의 형식이 더 고려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또 그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점도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허구세계에서나마 그를 죽이려면 더욱 절실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시대의 청년들의 우수와 불안의 기미들을 예리하게 들추어내려한 점은 인상적이네요. 「오수」(신가람)는 청년 취업, 연애, 결혼 및 주거환경 문제 등을 복합적으로 다루어, 요즘 청년들의 자기 문제를 절실하게 인식하고 문제 삼으려 한 소설로 보입니다. 일조량도 현저하게 부족할 뿐만 아니라 피차 훤히 들여다보일 수 있는 공간 구조로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는 아파트 환경의 문제를 바탕으로 우리 시대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대유하려 한 시도도 좋아 보였지만, 어떤 삽화들은 만화적으로 짜맞춘 느낌을 주고, 소재를 자기 스타일로 형상화하여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는 「애초의 인류」, 「오수」, 「어떤 불청객」 등 세 편으로 줄여 고민을 하다가, 큰 차이는 없지만 「어떤 불청객」에 조금 더 각별한 눈길을 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현 단계에서 온전히 숙성된 것은 아니지만, 작금의 청년 세대의 초상에 대한 인간학적 탐문의 가능성을 많이 보여준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실수나 흠이 덜한 「오수」보다 「어떤 불청객」을 먼저 선택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근소한 차이에 불과하지만 「오수」가 사회적으로 환기될 수 있는 문제의식에 조금 더 가까웠다면, 「어떤 불청객」은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스스로 어떤 상황을 만들어보려고 애쓴 흔적이 다소나마 눈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선과 가작의 영예를 안은 세 분께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 부디 각고면려하여 큰 작가로 성장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이번에 수상의 기회를 갖지 못한 다른 청년 작가들도 조만간 다른 자리에서 치고 나가, 심사 독자의 어두운 눈에 심상치 않은 복수를 하시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우찬제(문학비평가/ 국제인문학부 교수) <청년 문학상> 심사평 시대의 멜랑콜리와 시적 언어의 세계 당선작 : 잉어 (용혜민) 가작 : 매듭(한채민) 김승희(시인/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교수) 2014년 시 부문 <청년문학상> 심사에 올라온 응모자수는 22명, 작품수는 100여편 이었다. 예년에 비해 응모자 수가 비교적 많았고 작품의 수준도 상당히 다양하였다. 선자(選者)의 눈에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지금 우리 현실의 가혹함에 대한 예비 시인들의 고통스러운 인식과 그에 대한 응전의 형식으로서의 분노 혹은 멜랑콜리였다. 젊은 청춘에게 이 시대의 가없는 현실 폭력은 분노거나 우울, 풍자거나 무기력, 냉소거나 분출 등의 다양한 시적 반응을 유발하였고 <청년문학상> 응모작들에서 그것의 치열한 양상은 다채롭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 비판의 적정성과 진정성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시적 형상화에 이르지 못하고 난삽하고 거친 언어로 남아있어 좀 아쉬움이 많았음을 밝혀둔다. 지금 우리에겐 서릿발 같은 시인정신이 필요하고 들불 같은 뜨거운 언어가 필요하다. 그 시적 표현의 방법에 있어서는 세 가지의 양상이 있을 것 같다. 첫째는 난마와 같은 현실을 난마와 같은 어지러운 언어로 난해하게 표현하는 것. 둘째는 난마와 같은 현실을 간단(間斷)의 간결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 셋째 난마와 같은 현실의 난마의 흔적을 간직하면서도 시적 상상력의 도약을 통해 새로운 언어의 세계로 형상화하는 것. 개인적으로는 그 셋째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할 수 있다. 현실이 있으되 현실이 비유의 언어로 변용되어서 ‘새로운 언어의 세계’를 낳는 것이다. 그러한 시각으로 선자는 용혜민의 <잉어>를 당선작으로, 한채윤의 <매듭>을 우수작으로 선정한다. <잉어>는 질식할 것 같은 현실의 강물 속에서 죽어가면서, 살고자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는 잉어의 헐떡거림을 음악적 상상력으로 변용하면서 잉어-잉여의 말놀이를 통해 시대인간의 비극을 잘 형상화내고 있다. 다만 시각이 너무 씨니컬하지 않은가, 라는 우려가 들었는데 사실 멜랑콜리는 죽음에 닿는 무기력과 고갈의 방향이 아니라 현실의 비극적 조건에 응전하는 풍요로운 창조적 능동성에 닿을 때 진정으로 예술적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생각한다. 김수영과 이영광 시인의 시 읽기를 권해본다. 한채윤의 <매듭> 역시 현실 문제를 껴안은 채로 상상력의 응전과 탄력성 있는 시적 언어를 잘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 난마와도 얽힌 관계성의 어려움을 담았으되 너와 나 사이에 얽힌 매듭이 나비가 되어가는 생성의 과정을 시적 상상력을 통해 재미있게 보여준다. 재능이 활발하며 언어가 아름답고 가볍고 신선하다. 앞으로의 작품에선 삶의 현장의 그림자를 더욱 껴안고 아름답고 가볍고 신선하기를 바란다. 두 분의 당선과 입선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시적 상상력과 자기 언어를 가진 좋은 시인이 되기를 기원한다. 척박한 때임에도 이렇게 매년 <청년문학상>을 개최해서 서강 캠퍼스의 문학 정신을 일깨워주고 예비 시인들의 혼을 점화(點火)해주는 <교지 서강>의 무궁한 발전을 빌면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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