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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소통 부재의 벽 앞에서
2014년 04월 30일 (수) 22:11:44 이기운 case7895@naver.com
수도권 특성화 사업(CK 사업)과 “소통 부재” 편집장 이기운 (case7895@naver.com) ▷들어가며 작년 기말고사 무렵, 정하상관에는 교수님들이 쓰신 자보와 인문학부 학생회 쓴 자보가 붙었다. 자보의 내용은 학교 본부의 일방적인 학부 통폐합과 일본문화전공 폐지에 반대 의사를 담고 있었다. 자보의 내용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결국 학부 통폐합과 일본문화학과 폐지는 없던 일이 되었다. 그 후에 학교 홈페이지에 총장님이 이에 대한 메시지를 올렸다. 그 메시지의 핵심은 “소통 강화”였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학교의 행보는 소통 강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8월도 거의 끝나갈 무렵 학교 측에서 사회과학부, 국제인문학부, 지식융합학부 인원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안에 대해서 해당 학부 학우들은 거센 항의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학우들의 반발에 대응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학교의 태도를 보면서, 학교가 말하던 소통 강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회의감을 느꼈다. 학교 측에서 설명하는 사회과학부, 국제인문학부, 지식융합학부의 인원 감축 원인은 수도권 대학 특성화 사업(일명 CK-II 사업)이다. CK-II 사업(이하 CK 사업)은 각 대학별로 중심이 되는 학과를 선정하여 대학 특성화 기반을 조성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이 사업에 우리 학교의 경영학, 아트&테크놀로지, 신문방송학, 유럽문화가 선정되었고, 그에 따라서 향후 5년간 매년 25억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2016년부터 대학 정원의 4%인 66명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학부 인원 축소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기준은 CK 사업,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 사업, BK 21사업에 뽑히지 않는 학과들을 감축 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학교가 감축 대상이 된 학과들 1차 감축 대상은 EU 문화계를 제외한 국제인문학부 30명, 사회과학부 7명, 국제한국학 3명이다. 또한 CK-II 사업으로 인해서 일본문화학과는 연계전공으로 전환된다. 에 소속된 학우들에 대한 반발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학교 측의 행동은 학우들의 반발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지식융합학부와 사회과학부 학생회는 학교 측에서 학부 인원 감축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학생회 측이 학부 인원 감축에 대해서 정확히 들은 시점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해당 내용을 전해 듣고, 학교 측에 해당 사안에 대해서 확인을 요구했을 때였다. 학칙 개정까지 해야 하는 중요 사안에 대해서 학교 측은 학생회에 어떠한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이다. 학부 인원 감축 소식을 듣고, 국제 인문학부, 사회과학부, 국제 한국학 학우들은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교 측의 결정에 반발했다. 각 학부 학우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인원 감축에 반발하는 자보를 붙였고, 사회과학부 학우들은 학교의 결정에 대해 반발하는 침묵시위를 했다. 국제 한국학 전공 학우들은 학부 인원 감축에 크게 반발했다. 국제 한국학 전공 학우들은 학습권 침해, 인원 감축 기준의 불합리성 등의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를 근거로 학교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인원 감축에 대한 항의를 위해서 방학 중에 긴급 총회를 소집하여 사안에 대해서 논의할 정도였다. 긴급 총회 이후 국제 한국학 학우들은 학교 측에 항의 시위와 자보를 붙였고, 관련 회의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학우들의 움직임에 대해서 학교 측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학우들은 아무런 논리와 근거가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나름대로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가진 의견의 피력인데도 학교 측은 그것을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만약 학우들의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할지라도, 학교는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의 주장에 대해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그들이 그토록 외쳐왔던 “소통 강화”의 진정한 모습일 것이다. 학생 수를 감축하는 것은 학칙 개정까지 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처럼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물어보아야 한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 문제를 소통 없이 해결하고 있다. CK 사업의 혜택을 보는 학과에서도 자신들이 혜택을 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고, 일반 학우들은 더욱 모르고 있다. 학교 측은 학우들에게 학생 감축에 대해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의견을 물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부재한 것이다. 학교 측에서는 학교 전체를 위해서는 CK 사업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도 특성화 사업은 선정된 학과들한테는 이익이 되고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소수인 반대 의견을 존중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장기적인 의견 교환은 당장은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장애물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소통 부재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생각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CK 사업을 한번 들여다보자. 정부로부터의 재정 지원을 받고, 그로 인해서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좋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고려해볼 때, 학생들의 수를 줄이는 것이 이익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학교의 경쟁력은 학교의 재정 능력, 교수들의 연구 실적 등의 요소들뿐만 아니다. 대학 졸업생이 사회에 진출해서 어떻게 살아가는 지도 학교의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대통령령으로 인하여 수도권 대학의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 극히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번 줄여버린 학생 수는 다시 쉽게 늘릴 수 없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학생들의 수가 비교적 부족한 우리 학교의 장기적인 경쟁력은 떨어지는 것이다. CK 사업으로 인하여 일본 문화 전공을 폐지한 것도 학교에 악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문화 전공은 고작 몇 년 전에 신설된 학과이다. 학과가 새로 신설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학과에 대해서 학교의 구성원들이 그 필요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동의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고작 신설 된지 몇 년도 되지 않아서 신설 학과를 폐지해 버린 것은 의견 수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학교 구성원들의 대다수가 공감한 일본 문화 전공의 필요성을 무시해버렸다는 의미이다. 또한 일본 문화 전공 폐지는 지난해에 학부 통폐합과 더불어 크게 이슈가 되었던 문제이다. 그 문제에 대해서 학교 측은 분명히 폐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당시 일본 문화 전공 폐지 문제는 BK 21사업과 연계가 된 것이었고, 현재 일본 문화 전공 폐지 문제는 CK 사업과 관련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는 당시 일본 문화 전공 폐지에 반대했던 교수진들과 수많은 학우들에 대해서 이를 제대로 설명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만약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학교 측은 학우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학우들이 학교 측이 앞으로 제시할 약속에 대해서 제대로 신뢰할 수 있겠는가. 한번 깨진 신뢰는 복구하기 굉장히 힘들다. 마찬가지로, CK 사업으로 인해서 감축되는 국제 한국학, 사회 과학부, 국제 인문학부의 인원들도 학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국제 한국학은 다른 학부보다 학교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국제 한국학도 일본 문화 전공처럼 신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공이다. 학교 구성원들은 국제 한국학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했기 때문에 국제 한국학이 신설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제 한국학 학우들이 이야기 하는 바와 같이 국제 한국학에게 시간을 주어야 한다. 제대로 된 시간도 주지 않고,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인원을 축소하겠다고 압박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대학은 기업이 아니다. 학문을 단기간의 이익(예컨대 취업률, 교수들의 논문량, 학교의 명성 등)으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 일본 문화 전공이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에, 국제 한국학 학우들의 위기감은 더욱 클 것이다. 실제로 학교 측 인사는 국제 한국학의 연계 전공화에 대한 언급이 나온 적이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켜주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국제 한국학 인원 감축은 타 학부에 비해서 큰 타격이다. 정원이 20명인 상황에서 3명이 없어지면 산술적인 계산으로도 정원의 15%가 없어지는 것이다. 국제 한국학은 학과의 특성상 프로젝트가 많은데, 인원이 줄어들면 그 프로젝트들이 제대로 운용될 수가 없다. 또한 교환 학생, 군 문제 등으로 결원이 많아서 들어야할 강의들이 인원 부족으로 인해서 폐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른 학부들에 비해서 국제 한국학의 인원 감축은 학부의 존폐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국제 한국학 학우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학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는 학교가 숙고 끝에 신설한 학과를 학교가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 인문학부와 사회 과학부 인원 감축도 마찬가지이다. 학교 측에서는 CK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인원 감축은 눈앞의 단기적인 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기업들의 논리이다. 과연 학문을 기업의 논리로 재단하는 것이 서강 교육이 추구할 바인지 묻고 싶다. 또한 CK 사업으로 경영학, 아트&테크놀로지, 신문방송학, 유럽문화들이 혜택을 보고, 국제 인문학부, 사회 과학부, 국제 한국학 등 여타 학과가 그 혜택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지도 진지하게 학교 측에 물어보고 싶다. 이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학교는 소통 부재와 학문의 암묵적인 우열 설정이라는 의심에 관해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수많은 학우들의 의심과 문제 제기가 학교 측을 향하고 있는 원인도 결국은 소통 부재이다. 학교 측이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 합리적인 대답을 내려주어야 한다. 학생 측의 논리와 문제제기 틀렸다면, 그에 대해서 학교 측이 가지고 있는 논리와 근거를 통해서 반박하면 될 일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학우들은 학교 측의 교육 정책을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서강 교육을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 측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은폐를 선택한다면, 오히려 서강 교육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게 될 것이다. ▷ 나가며 CK 사업 외에도 서강대 학내에서는 소통 부재에 시달리는 문제가 많다. 대표적으로 남양주 캠퍼스 사업, 등록금 심의 위원회, 후생 복지 위원회 등의 사안이 있다. 모두 학우들의 소통 요구를 학교 측이 무시하고 있는 사안들이다. 학교 측은 자신들의 행위가 서강 학우들을 위한 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 측이 위의 사안에 대해서 학우들의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소통을 하기 시작할 때, 서강 교육은 한걸음 더 진보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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