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2015.3.16 월 17:26
교지'西江' 이번 호 보기 지난 호 보기 교지'西江'의 하루나기 게시판
> 뉴스 > 이번 호 보기
     
서강에게 세월호를 묻다.
2014년 04월 30일 (수) 22:10:11 이기운, 송서현 case7895@naver.com/shiul0317@hotmail.com
서강에게 세월호를 묻다. 편집장 이기운(case7895@naver.com) 편집위원 송서현(shiul0317@hotmail.com) ▷ 들어가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200일이 지났다. 200일이 지났음에도 세월호의 진상은 규명되지 못했고,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가 있다. 하지만 세월호에 대한 관심은 우리 사회에서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다. 200여 일 전 죽어간 수백 명의 생명 앞에서 흘렸던 눈물은 잊혀졌다.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의 무게는 세월호라는 거대한 비극을 우리의 인식에서 지웠다. 마치 세월호라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똑같은 일상을 영유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세월호를 잊어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 걸까. 누군가의 말처럼 세월호라는 비극이 서서히 잊혀져가는 것은 망각의 자정능력인가. 세월호는 잊혀질 것이 결코 아니다. 세월호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모순들이 세월호가 만들었고, 그로 인해서 수백 명의 목숨이 잃었다. 어떻게 우리가 이것을 간단히 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세월호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이야기 해야하는 것일까. 여기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민과 토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교지 서강>도 비슷한 고민을 가진 학우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고민과 토의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교지 서강은 세월호 국민 간담회를 준비한 세 학우를 10월 13일에 인터뷰했다. 이기운: 이번 교지가 만난 서강인은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다루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서강대에서 진행된 세월호 국민 간담회를 준비하신 학우 세 분을 모시고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교지 서강 편집장을 맡고 있는 이기운이라고 합니다. 윤채영: 안녕하세요? 저는 철학과 14학번 윤채영입니다. 금동운: 저는 기계공학과 11학번 금동운입니다. 정희수: 철학과 14학번 정희수입니다. 이기운: 어떻게 세월호 국민 간담회 준비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윤채영: 처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뭔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인식했어요. 하지만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하는지도 잘 몰랐어요. 그래서 집회에 나가거나, 어떻게 된 건지 자료를 찾아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개학을 한 후에 세월호 참사 관련 활동을 하며 알게 된 학우들이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간담회를 연다는 소식을 알려 줬어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직접 와서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번 간담회 준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금동운: 저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많은 학우들과 이런저런 활동들을 해왔어요. 그러던 와중에 9월 13일에 가족대책위가 기자회견을 하셨어요. 기자회견에서 유가족 분들이 “앞으로 세월호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국민간담회를 다니겠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겠다.” 는 말씀을 하셨어요. 기자회견 이후로 많은 대학에서 간담회가 열렸고, 서강대에서도 간담회를 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가만히 있으라” 침묵 시위를 함께 했던 학우들도 간담회에 참여하게 됐어요. 이렇게 4월부터 세월호에 같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셨던 분들이 같이 준비를 해주셨죠. 정희수: 4월 16일 이후로 “가만히 있으라” 집회를 포함해서 이곳저곳에 많이 나갔어요. 그러던 중 아무래도 언론에서 왜곡하고 빠뜨리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실제로 유가족 분들이랑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세월호 국민 간담회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게 된거죠. 이기운: 저도 서강대에서 열린 국민간담회에 두 번 모두 참가했습니다. 저는 유가족 분들을 직접 만나니 울컥한 느낌을 받았어요. 여러분은 간담회 준비도 하고, 집회도 나가시면서 유가족 분들이랑 많이 만나셨으니까, 간접 경험한 사람들과는 달리 남다른 경험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정희수: 언론으로만 이 사건에 대해 접하게 되면 유가족 측에서 말한 것이 진실이란 것을 알면서도 많은 정보 때문에 흔들리기 쉽잖아요. 유가족 분들의 말씀을 직접 듣은 것이 스스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 진실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가족 분들께서 말하시는 말씀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이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살고 계시고, 어떻게 우리랑 소통하려고 하시는지를 직접 보니까 아무래도 고통에 대한 공감을 더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금동운: 유가족 분들을 직접 보면서 느낀 것은 매체를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한 것과는 확실히 달라요. 유가족 분들이 세월호 특별법 서명을 받아서 그것을 청와대로 전달하러 가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경찰이 유가족들의 행렬을 막아섰어요. 유가족 분들은 경찰을 뚫으려고 안간힘을 쓰셨지만, 결국 4시간 16분 동안 경찰 앞에서 그 자리에서 계속 절만하셨어요. 단순히 서명 용지를 전달하겠다는 것이 전부였는데, 절 하는게 폭력적인 건 아니잖아요.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윤채영: 제가 세월호 가족 분들을 보면서 느낀 건 답답하고 슬프다는 거였죠. 저는 세월호 가족 분들이 하는 일은 전부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이 단식을 하고 서명을 받는 것들은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으니까 하거든요. 최근에 안산에 다녀왔는데, 저희가 가니까 유가족 분들이 천막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해서 들어갔어요. 한 희생자 아버님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냥 담담하게 하시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도 그게 너무 답답하고 슬픈 거예요. 이 분도 사실 저희 부모님이나 다른 평범한 부모님들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기운: 제가 세월호 관련하면서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이 우리 사회가 세월호를 빠르게 잊어가고 있다는 것이었죠.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세월호를 빨리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세월호가 이대로 잊히는 게 맞는 걸까요? 금동운: 사실 저는 세월호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세월호가 어떤 특이하고 예외적인 원인이 있어서 침몰한 게 아니거든요. 세월호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이미 사회에서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해요. 그 원인에는 선령 규제 완화나, 선박 감독 민영화, 선박 업체들이 이익을 위해서 과도한 화물과 인원을 싣는 것과 이에 대한 감독의 부재 등이 있겠죠. 이러한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세월호가 침몰한 거예요. 세월호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사회가 안전한 사회가 되기 전까지는 세월호를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채영: 만약 세월호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었다면,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그렇게 힘들어 하시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150일이나 지나도록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이게 세월호가 잊히면 안 되는 이유에요. 저는 세월호 문제를 단순히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넘어서 세월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월호 문제의 해결은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될 일이고, 국가라면 수많은 국민이 죽은 참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연히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되는 거죠. 정희수: 저는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행동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단순히 세월호 하나를 해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아까 말씀하신대로 이 사회에서 얼마나 안전에 둔감하고, 이윤을 위해서 위험하게 내버려둔 부분들이 많은지 모두가 인식할 때까지는 세월호가 잊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세월호와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 이 사회에 있는 모든 위험을 인식하고 막기 위해서 노력해야겠죠. 이기운: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잖아요. 제가 국민간담회 나가서 유가족 분들 만나고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들이 유가족들을 비난하는 지금 상황에 대해 많은 의문이 들더라고요.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피해자인데, 왜 이런 식으로 비난할까요?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논리적 비판보다는 인격적 모독과 비난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채영: 처음에는 정말 의아했어요.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다독이지는 못할망정, 상처에 대못을 박을까 생각했죠. 특히, 인터넷 상에서 인격 모독적인 비판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제가 그런 사람들을 다룬 칼럼을 하나 읽었는데, 그 사람들의 사고의 과정을 분석한 것이었어요. 그 사람들은 산업화 시대에 성실하게 일해서 성공한 부모 밑에서 자라서 그 신화를 신봉하면서 자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들은 구조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도움을 원하는 소수자들이 기존의 국가를 파괴한다고 여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그러한 감정을 표출한다고 생각해요. 정희수: 최근에 저도 그들에 대해서 분석한 칼럼을 봤어요. 인상 깊었던 것이 무임승차 반대 의식이었어요. 그들은 소수자들이 보장된 권리를 타당하게 주장할 때 그걸 무임승차라고 여긴다는 것이었어요. 우리들이 신자유주의적 경쟁에 젖어서, 주변에 있는 소수자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렇게 요구하는 건 너무 과도한 요구라는 인식이 확장되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세월호에 대해 혐오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터넷 상의 사람들도 물론 문제에요. 하지만 그들의 과도하고 극단적인 감정의 표출 안에 우리 사회의 그릇된 자본주의적 논리가 숨어있지 않는지, 우리 역시도 그것에 어느 정도 찬성하지는 않는지 성찰해봤으면 좋겠어요. 금동운: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과연 유가족 분들에게 닥친 비극이 그분들에게는 일어나지 않을까요. 유가족 분들이 그런 얘기 굉장히 많이 하시거든요. 삼풍백화점 사고나 해병대 캠프, 세월호 사건처럼 예고 없이 닥치는 참사에서 우리 모두가 자유롭지는 않아요. 세월호 유족 분들은 이 사회의 잘못된 점들을 고쳐서, 2차적인 피해를 줄이고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계신 거죠. 그 분들에게 국민 모두가 일정 부분 빚을 지고 있는 거예요. 이기운: 처음에 정치권에서 세월호 사건을 가장 큰 국정과제라고 말하면서 빨리 처리하겠다고 호언 장담을 했었죠. 하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아무런 진척이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세월호를 자신들의 정치 싸움의 도구로써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정치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채영: 선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서명을 해주면 정부든, 국회든 국민의 뜻을 알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선거 이후에 정치권에서 세월호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을 보면서 정말 실망했어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세월호를 이용했다는 것에 조금 화도 났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정치 구조가 조금 잘못되었다고 느꼈어요. 수백만의 시민들이 서명을 한 청원이 무시되는 것을 보고, 시민들에게 조금 더 권리가 있었으면 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그게 지금 당장 바뀔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더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월호 문제가 150일이 지나고 나서부터 주위 사람들한테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중립’이라는 말이었어요. 세월호 참사라는 거대한 재앙에 진영 논리를 펼칠 수 있다는 게 슬펐어요. 저는 중립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회피라고 생각해요. 세월호 참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중립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죠.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는 그걸 막고 있죠. 금동운: 야당은 세월호 유가족 편을 들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이야기 해놓고서는 국회에 가서 여당이랑 합의해버렸죠. 그것을 보면서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인가라고 고민하게 됐어요. 분명 세월호 유가족 분들한테는 저희가 잘 해내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협상 테이블에 가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협상을 한 거잖아요. 정말 우리나라 정치권에 대해서 크게 실망했어요. 그래서 저는 정치권을 신뢰하기 보다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희수: 저도 정치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봤어요. 세월호 참사를 보도를 통해서 접한 후에, 집회도 나가보고, 간담회 준비도 했죠. 그러다가 집에 늦게 들어간 적이 있어요. 그때 엄마가 세월호 문제가 정치적으로 변질되어 있으니 참여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많이 충격 받았어요. 세월호 문제는 정치권 안에서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세월호 문제가 정치인들의 문제로 전락하는 게 이상했어요. 이기운: 세월호는 분명히 엄청난 참사라고 생각해요. 애도 받아야 하는 일이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세월호는 애도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가 되어버렸어요. 특히,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국회는 정치 투쟁의 장이 되어버렸죠.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진영논리로 세월호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있어요. 세월호의 정치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윤채영: 저는 사건 수습에 주목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원인과 문제가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어요. 발표된 수사 결과와 감사 결과도 시원하게 의문점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요. 처벌받는 사람은 몇몇 청해진 해운 관련 사람들과 몇몇의 해경 밖에 없어요. 그래서 세월호 특별법이 필요한 거죠. 유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소중한 자식과 가족의 죽음을 속 시원하게 밝히고 싶은 게 당연하죠. 그런데 특별법 제정은 헌법질서를 위반하는 거다, 세월호 유가족이 특권 계층인줄 아느냐하는 비판이 나오는 건 정말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거라 생각해요. 특별법이 통과되면 유가족들이 엄청난 특혜를 누리고, 국가의 사법 체계가 무너지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마치 그런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잖아요. 그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구요. 다시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자, 수많은 죽음에 대해서 진상 조사를 하자는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끌고 나가는 건 잘못되었죠. 금동운: 과연 정치와 비정치의 경계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건 정치적이니까 이야기하지 말자고 하잖아요. 제가 느끼기에는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면 정치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 것 같아요. 의회가 제대로 된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으면, 국가적 ·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적절한 입법과정을 통해서 해결해야 하는 게 당연하죠. 그걸 위해서는 수많은 논의와 소통이 있어야 하죠.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논의와 소통을 정치적이라고 하면서 막고 있어요. 그래서 입법을 위한 논의에 대해서 질색을 하고 반감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결하고 다시는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논의와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희수: 세월호 특별법이 정치적으로 크게 논쟁거리가 되면서, 저는 스스로 자기검열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면 종북좌파라는 이름으로 낙인 찍힐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죠. 그래서 함부로 세월호 이야기를 꺼낼 수 없더라고요. 세월호라는 비극 앞에서 슬프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 건 좋지만, 시위는 나가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요. 대부분은 시위는 위험한 거라 생각하죠. 사실 시위하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건지 모르겠어요. 애도를 위해서 하는 시위나 진상 규명을 위한 목소리를 정치적으로 치부하는 건 잘못된 거죠. 이기운: 세월호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모순이 드러났어요. 모순이 드러났으면 그걸 바꾸고 바로 잡아야 하는 게 맞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바뀐 게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 이후의 한국사회가 어떻게 될까요. 저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어요. 세월호 전에는 모순이 드러나지 않아서 희망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세월호 이후에는 모순이 공공연하게 들어나니까 희망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힘든 것 같거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채영: 희망은 보이는 게 아니라 가져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오히려 세월호 이후에 희망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회의 모순이 너무 크게 드러나니까 고쳐야 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 표적이 제가 될 수도 있고, 제 가족, 친구들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세월호 사건으로 답답하신 모든 분들도 회피하는 것이 항상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세월호 사건으로 희망을 잃어버리면 그게 고스란히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돌아오지 않을까요. 금동운: 백마 탄 초인이 갑자기 나타나 희망을 선물해주지 않을 거예요. 제가 생각하기에 희망은 스스로 가져야 하는 거죠. 자신의 희망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설득해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희망을 만드는 주체는 우리라는 생각이 사회 전체로 나아갈 수 있게요. 저는 그 희망을 아직까지도 청원 운동을 하시거나 국회와 광화문에서 농성을 하고 계시는 세월호 유가족 분들에게서 봤고, 세월호 유족 간담회에서 만난 서강 학우 분들에게서도 본 것 같아요. 저는 모두가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를 해도 저만은 희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 설득하고 싶어요. 이런 상황을 방관하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정희수: 저는 책임감을 얘기하고 싶어요. 우리가 모두 같은 인간으로서의 연대의식을 가지고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단순히 유가족에 대한 동정, 연민이 아니라, 잘못되고 불의 한 것이 있으면 고쳐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몫이니까요. 우리가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것은 모두 우리에게 돌아 올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기운: 그럼 여러분,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이 사회에서 저희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윤채영: 가장 먼저 세월호 참사가 왜 발생한 건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는 태도가 중요할 것 같아요. 그것을 가지지 않으면, 사회에서 자신의 길을 잃어버리는 거예요. 지금 사회에서 우리를 압박하고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더더욱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서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세월호 같은 문제를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는 게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인다면, 조금씩 사회는 바뀌어 갈 것이라고 믿어요. 정희수: 일단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노란 리본을 다는 거예요. 노란 리본은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하나의 표식이잖아요. 그 하나의 표식을 같이 기억하자는 것, 그리고 노란 리본을 통해서 세월호를 알린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알리는 것을 통해서 사회 전반의 문제점이 조금씩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세월호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사회의 문제점이 자기 삶에 어떤 구속력을 가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금동운 : 제2, 제3의 세월호는 우리나라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어요. 철도가 좋은 예시죠. 전철을 보면, 승무원들은 코레일 직원이 아니라 외부 용역이에요. 만약 안전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요. 외부 용역들은 제대로 안전 교육을 받지 못했고, 함부로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의견을 이야기 하지 못하죠. 특히, 우리 세대들은요. 당장 우리 눈앞이 너무 불안정하고 깜깜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서서 우리가 바꿔보겠다고 정치를 하겠다고 이야기 해야죠. 그래야 앞으로 이 사회를 이끌고 나갈 청년들, 불안한 사회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불안정한 사회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과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 간의 소통 부재와 괴리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새로운 정치 주체가 되어야 해요. 그것의 출발점은 불안정한 세대들을 모아서 그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채영: 작은 실천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세월호 참사도 과적이 직접적인 원인 중에 하나고, 철도 사고가 난 것도 작은 부품을 수리해주지 않아서 일어났죠. 예전부터 지하철, 기차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이 제기된 문제를 꼼꼼히 살펴봤으면 결과는 다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에 제기된 문제를 제대로 살폈다면 홍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좌초 사고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기운 :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봤습니다. 세월호에 관련해서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그럼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나요? 금동운: 세월호 문제에서 아직 해결이 된 것은 얼마 없어요. 세월호를 잘 해결을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들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정희수: 세월호 문제는 모든 사람이 함께하면 단숨에 움직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게 안되는 게 너무 안타깝고요. 한명이라도 더 알고 같이 행동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윤채영: 저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뉴스를 통해서 어떤 사고가 일어나도 덤덤할 수 있었죠. 하지만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이제까지의 모든 것을 되돌아보게 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제는 흘러지나갔던 사회의 부조리, 문제, 모순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보는 습관이 든 것 같아요. 저한테 세월호가 계기가 되었듯이 다른 사람들도 세월호가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나가며 지난 10월 31일, 세월호 특별법이 타결이 합의되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99일만이었다. 하지만, 특별법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특별법을 통해서 우리는 세월호를 만들어낸 모든 사안과 문제를 철저하게 검토하고 이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희생된 사람을 넋을 기리고, 유가족을 비롯한 남은 우리 사회를 위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다. 벌써 세월호 참사가 아득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는 단지 200여일 전에 발생한 참사가 아니다. 세월호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다. 언제, 어디서 다시 제2의, 제3의 세월호가 발생할지 모른다. 눈앞에 거대한 비극을 목도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필사적으로 잊으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사건, 사고들이라는 비극 앞에서 우리들은 도망쳐왔다. 그것이 가장 쉬운 길이니까. 세월호는 이런 우리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던졌다. 이상 도망치는 것은 더 큰 비극을 만들뿐이다. 자신의 생업과 일상을 던지고 세월호에 투신하기는 힘들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세월호의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세월호 이후에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살펴보자. 세월호 참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 서강교지(http://www.gyozisog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121-742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학교 교지’西江’ | 02-705-8262 | 팩스 02-703-079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현
Copyright 2009 교지’西江’.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yozisog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