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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심]영어제도완전전복
 닉네임 : 가영  2009-09-05 18:43:42   조회: 2649   
 첨부 : 영어제도완전전복1.pdf (595745 Byte) 
[OO하계대학생인턴]토익스피킹5월10일시험성적으로도지원가능/수신거부0805050****
[프리미어강남]5월재등록이시작되었습니다. 재등록할인5%4/30까지
[국제문화교육원]서강국제하계대학설명회참석자여러분께프로그램등록과관련한..


편집자주
오늘 하루에만 '영어'관련 문자메시지가 세 통이 들어왔다. 자주 이용하는 신촌역 3번 출구는 오른쪽 왼쪽 벽면 모두가 영어학원의 대형 광고전광판이다. 마을버스 창문엔 늘 '입을 확실히 뚫어드립니다, △△영어'라는 광고지가 붙어있다. 집에 와 무심코 바라보던 TV에선 벌써 세 번째 영어 학원 광고가 나오고 있다. 정말 어디를 보아도 영어 때문에 난리다. 그렇지만 그토록 세상이 영어를 외쳐도, 대학에 진학하면,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면 억지로 꼬부랑글씨 따위를 보지않고도 살 수 있을거라 믿었다. 그러나 그게 너무나도 순진한 나만의 착각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누구를 위한 VISION인가? 서강VISION2010

서강대학교는 서강VISION2010프로젝트(이하2010프로젝트)의 일환으로 06학번부터 일정 점수 이상의 공인영어성적을 제출해야만 졸업이 가능한 졸업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영어강의 의무수강제도도 도입되었따. 06학번의 경우 3개 이상의 영어강의를 수강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며, 07학번은 4개 이상, 08, 09학번은 5개 이상의 영어강의를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대학이 왜 취업준비생의 영어실력까지 신경써야 하는가, 혹은 대학이 한 학기 400만 원 짜리 영어학원이냐 등의 '정체성론'이라면 여기서만큼은 잠시 고이 접어 나빌레라. 애들도 대한민국이 작네, 시험지가 좁네(어느 영어학원의 광고멘트) 우린들 무작정 영어를 피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이다. 앞으로는 통섭의 시대라는데, 무엇을 공부하든 영어를 잘 하면 아무래도 정보획득이라거나 타학문 연계에 있어서 분명 수월한 점이 있겠지. 영어를 제 1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 인구의 8%에 불과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인터넷 정보의 79%는 영어로 이루어져 있따. 국제과학논문색인(SCI), 국제사회과학논문색인(SSCI)에 등재된 영어판 저널은 각각 73%, 85%에 육박한다. 2015년 경에는 영어를 제 2언어 및 외국어로 사용하는 인구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의 세 배에 가까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약 30억 인구가 영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전 세계 인구 중 2명당 1명의 비율에 해당한다. 그러니 솔직히 말해서 문제는 '더 이상 영어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진부한 고민은 아닐 것이며 여기서 그것을 논하고 싶지도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대학의 영어교육제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누구를, 무엇을 위해 대학은 영어교육제도 확대에 불을 붙이고 있느냐는 말이다.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서? 학생들을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학교가 생각하는 글로벌 인재란 무엇이며 기준은 또 뭐란 말인가. 궁금하다. 왜 나는 '당신들의 기준'에 맞는 '영어' 능력 보유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인가.

허울좋은 외국어강의, 너는 어디에

교육인적자원부의 2006년도 외국어전용강좌 현황통계를 보면, 설문에 응한 125개 대학 중 외국어전용강좌를 단 1과목이라도 개설한 학교는 92개교다. 현재까지도 외국어전용강좌 개설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예나 지금이나 외국어전용강좌가 영어강의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모두들 Global化를 외치며 외국어강의 개설에 목을 매지만 그들의 'Global'이란 고작 영어권이 전부인 것이다.

서강대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학교는 국제경쟁력 향상, 글로벌인재 양성을 위해 2010프로젝트를 열심히(는) 진행중이다. 2010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1인 1개 외국어 의사소통능력 함양'이란다. 그러나 정작 학교는 오직 '영어'강의에만 집중하고 있따. 2006년 이후로 영어강의 개설과 수강 모두를 의무화한 것이다. 전체 강의 수의 4%였던(2005년 기준) 영어강의를 2010년까지 30%로 끌어올리기 위해, 학교는 신임교수와의 계약 체결에 영어강의 의무화 조항을 신설했으며 각 전공마다 학기 당 일정 비율 이상의 영어강의가 개설되어야 한다는 규정도 만들었다. 그렇게 교양도 아니고 무려 전공과목의 영어강의가 '반드시'진행되어야 한느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작 강의(개설 및 수강)의 주체인 교수와 학생의 의견이란 중요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대학의 영어강의 개설 자체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강의를 통해 학생들은 굳이 영어권 국가에 나가지 않아도 영어사용환경 조성이라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번역서의 오역이나 뉘앙스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자유로운 정보습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학교가 목매달아 마징낳는 대외이미지 평가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어떠한 내용, 어떠한 방향의 외국어강의를 원하는지에 대한 분석도 없이 무조건 할당된 비율만 채우려는 학사제도에서 과연 얼마나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할 수 있을까. 일괄적 영어강의 의무화는 서강대학'교'를 위한 제도일 뿐 서강대학'생'을 위한 제도일 수 없다. 그러니 외국어학습에 대한 동기부여조차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음은 당연한 이치다. '전공 당 일정비율의 영어강의 개설 의무화 → 일괄적인 영어강의 개설 → 필요, 선호와 상관없는 영어강의 의무수강'으로 이어지는 소극적, 수동적인 학생참여의 현실 앞에서 국제화 강화라는 본래의 취지는 이미 무색하다. 실제로 영어 수업 진도와 원서 교재를 수용하기에 벅차(다는 생각에) 번역본부터 찾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지 학점을 잘 준다거나 영어 사용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자신의 전공과 상관 없는 과목을 수강하여 의무수강학점을 채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영어만이 외국어는 아닐 것이고 영어를 잘 해야만 글로벌 인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학교는 나몰라라만 하고 있으니 어찌 답답하지 않겠는가.

저도 영어강의 들어야 되나요?

현행 학사제도에 따르면 국어국문, 프랑스문화, 독일문화, 중국문화, 법학 제 1전공 학생들의 경우 영어강의 의무수강이 면제된다. 우리 문학을 굳이 영어로 배워야 할 이유가 없으며, 기타 외국어를 영어로 배운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기 때문이다. 법학과 역시 국제법이 아니고서야, 국내법을 영어로 배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들 5개 학과에 한해 영어강의 의무수강 제도가 면제되었다. 하지만 면제 대상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 위의 면제 대상 학과 외에 다른 전공을 복수전공할 경우에는 영어강의 의무수강제도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09학번 프랑스문화과 학생이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기 위해서는 타 과 학생들처럼 5개의 영어강의를 필수로 들어야 한다. 제 아무리 프랑스어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고 프랑스 문화르 꿰뚫고 있으며 향후 프랑스에서 구직활동을 할 계획이 있는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단지 서강대학교 09학번으로서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한다는 이유만으로 5개의 영어강의를 들어야 하는 것이다.

영어든 프랑스어든, 외국어강의를 수강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외국어능력이 필요하다. 모든 국제문화계 학생들이 영어도 기타 외국어도 모두 잘한다면야 문제없겠지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외국어생활권 경험이 있다거나 언어습득에 천부적 재능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결국 성실함과 노력으로 해당 학과의 언어를 정복하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에게 '영어강의 5개'(09학번 기준)라는 짐은, 어쩌면 타 학과의 학생들이 느끼는 것보다 더 무거운 짐일 수 있다. 오히려 학과 공부에 방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분명 학교는 글로벌인재의 양성을 위해 영어교육제도를 도입한다고 했다. 그러면 영어보다, 영어대신 프랑스어를 잘 하는 학생은 글로벌인재가 아니라는 것인가? 도대체 학교가 주장하는 '다양한 글로벌 인재'란 어느 물에서 노는 사람들인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외국어, 좋아하는 외국어에 '선택과 집중'을 해서 실력을 쌓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인재일 테지만 학교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영어강의 강권은 학생들의 수업선택권 침해로도 이어진다. 교원 수는 일정한데 영어강의를 들어야 하는 학생 수는 늘어나다보니 현실적으로 한 과목에 영어강의와 한국어강의가 모두 개설되기는 어렵다. 어차피 영어강의는 일정비율 이상 반드시 개설되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영어강의 의무수강 대상이 아닌 학생들까지도 수업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경영학과 같은 경우 한국어 강의와 영어강의가 같이 개설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학과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학교는 영어강의 확대를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 국제경쟁력 확대라는 꿈을 안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학생에게 영어강의란 결코 반갑지 않은 짐이다.

2009년 5월 서강대학교 학우 300명이 응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영어강의제도에 만족하는 학생은 그다지 많아보이지 않는다.
2009-09-05 18: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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