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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교지가 만난 서강인 - 좋은서강만들기 운동본부
 닉네임 : 가영  2009-09-05 18:35:43   조회: 2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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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가 만난 서강인
손가영 편집위원[rockyrkdud@gmail.com]
정우경 편집위원[sadbuttrue@hanmail.net]


3월 중순 ‘X라운지’가 철수되었다. X라운지는 근 11년 동안 학생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 주었던 매점이다. 학교는 곤자가 국제학사, 후문공사 등으로 인해 x라운지의 운영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므로, 이 점을 감안하여 X라운지 철수를 결정했다고 한다. 모든 공간의 변화가 그러하듯, 이번 X라운지 철수도 안타까움과 기대감을 함께 불러 일으켰다. X라운지라는 공간과 함께 해왔던 학우들은 그 공간의 상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고, 동시에 이 변화가 학내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한 단과대학의 매점이 사라지는 일은 다소 조용히 진행되었다. X라운지 철수 논의는 방학 중에 진행되었고 학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사람도 드물었다. 또한 X라운지의 철수에 대해 쉽게 수긍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학교에서 이 공간을 열람실로 개조한다고 했으므로, X라운지 철수는 서강대의 고질적인 공간부족 문제를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X라운지 철수에 대해 처음으로 반대 의견을 내비친 학우들이 있었다. ‘좋은 서강 만들기 운동본부’(이하 좋은 서강)라는 학내 단체였다. ‘좋은 서강’은 X라운지 철수 문제가 학내에 막 퍼지던 차에, ‘학교는 X관 라운지 자리가 아닌 곤자가에 열람실을 지어야 한다.’로 시작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비록 큰 파문을 일으키지 않은 채 X라운지는 조용히 철수되었지만, 이 문제는 학내에 회자되었던 의견과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볼 때, 분명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좋은 서강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X라지 철수문제를 ‘다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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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 : 좋은 서강운동본부가 어떻게 결성되었는지 궁금하다(DSC_1658.jpg)

좋은 서강운동본부(이하 좋은 서강) : 원래 자본주의 연구회, 학생회 등 각자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총학생회장 선거를 계기로 좋은 서강운동본부라는 단체를 만들게 되었다.

총학생회는 당면한 정치적인 사안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공론화의 장’으로서 기능해야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에만 반응해서는 그 기능을 다할 수 없다. 분명 문제인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운동권 총학생회(현재 총학생회)가 총학생회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고, 이를 계기로 이 단체를 결성했다.

교지 : 그 때문에 이 단체를 만들었을 때부터 총학이 아닌데 총학인양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좋은 서강 :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듯, 학내 사안에서 구성원인 학생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기도 하고.

교지 : 좋은 서강이 지향하는 바를 알고 싶다.

좋은 서강 : 대학은 학생을 위한 공간이어야 함에도, 현재 서강대학교는 학생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손병두 총장의 취임이래로 학교는 기업을 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졸업하려면 영어인증시험에서 일정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하고 의무적으로 영어강의를 들어야 한다. 지금의 학교는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 뿐, 학생들이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분명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 없을까? 예를 하나 들어보자. 요즘 학교 측에서 학생들이 학내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금은 학생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불만이 많다. 그러나 학내 금주조치가 정착되면 내년의 새내기들은 금주조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권력은 학교 측에 있으며, 학교 측의 금주조치는 학생들의 행동을 정하는 데 일조한다. 우리는 문제제기를 힘들게 만드는 권력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바다.

교지 :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거나 집회에 참가하는 것이 좋은 서강운동본부의 주요한 운동방법으로 보인다. 문제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방법이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의사소통방식이 독선적이라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오는 듯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덧붙여 어떠한 운동방법론을 강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좋은 서강 : 학생들과의 소통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도 소통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꾸준히 학내 게시판에 자보를 붙이고 서강사랑방에 글을 올려 그에 대한 댓글을 받고 있다. 댓글에 대한 답 역시 꾸준히 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방법을 통해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기는 힘들다. 그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방법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앞으로도 꾸준히 고민해야 할 문제다(DSC_1671.jpg, DSC_1664.jpg) .

교지 : 이 단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X라운지 철수에 관한 자보를 본 후였다. X라지 철수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좋은 서강 : 지난 겨울 총무과에서 X라운지 아주머니가 장사를 계속하게 해달라고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를 계기로 X라지 철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교지 : X라운지 계약 해지까지의 과정은 어떠했나(DSC_0907.jpg, DSC_0908.jpg[사진설명 : X라운지가 학교에서 영업을 했던 마지막 날의 모습이다.]).

좋은 서강 : 후생복지위원회(이하 후복위)에서 X라운지 계약해지가 결정되어 학교에서는 X라운지 아주머니에게 2월 중으로 매점을 비우라고 했다. X라운지 아주머니의 참여 없이 X라운지 계약해지가 결정된 것이다. 후복위는 교직원, 교직원노조, 학생회로 이루어져 학내 복지에 관한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이다. 학교에서는 학부 측에는 X라운지가 있던 공간에 학부시설을 들여놓겠다고 했고, 대학 측에는 일반대학원 케럴(개인용 열람석. 연구, 독서를 위한 자리)을 들여놓겠다고 했다. 학교의 제안에 후복위 위원들이 승낙한 것이다.

X라운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보를 붙였고, 문과대 학생회, 총학생회와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X라운지에 학생들을 위한 시설을 들여놓기 때문에 양 측 모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X라운지 아주머니는 2월동안 X라운지를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X 라운지 존속을 위한 학생들의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머니의 의지는 꺾였고, 결국 3월 중순에 X라운지는 없어졌다.

교지 : 후복위는 생소한 개념이다.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덧붙여 후복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X라운지 계약해지가 별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면, 후복위에 뭔가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서강 : 학생들에게 후복위가 생소하다는 것 자체가 그 조직의 비민주성을 드러낸다. 사실 후복위는 학교의 거수기에 지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5년동안 상정된 안건이 ‘정수기 교체’ 단 하나 뿐이었을까. ‘교직원과 교직원 노조, 학생 측이 골고루 참여하는데 어떻게 학교의 거수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후복위에서는 후복위에 참여하는 조직들을 지원한다. 즉, 학생회와 교직원 노조는 후복위에서 지원을 받는다. 돈으로 그들을 통제한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후생복지위원회는 형식적 기구에 머물게 되고 학교 측이 원하는 대로 운영된다. 회의 주재 자체를 학교 측에서 하고 안건상정 역시 대부분 학교 측에서 한다.

학교 측이 후복위를 좌지우지하는 원천인 ‘돈’은 학생들에게서 나온다. 후복위의 기금은 학생들이 학내에서 물건을 사고 내는 돈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지불하는 돈이므로 후복위의 기금은 학생들에게 재투자가 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교지 : X라운지에 열람실 등 학내에 필요한 시설들이 들어선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좋은 것 아닌가.

좋은 서강 : 언뜻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학내 공간부족 문제에 대한 임시방편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신R관은 원래 자연과학대 뿐만 아니라 인문대의 시설을 들여놓기로 설계되어 있었다. 그러나 신R관은 원래의 설계와 달리 자연과학대만의 공간이 되었으며, 인문대의 공간부족 문제는 심화되었다. 학교 측은 곤자가 플라자를 지을 때 인문대 시설을 들여놓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곤자가 플라자에는 상업시설만 들어와 있지 않나(DSC_026.jpg [사진설명 : 곤자가 플라자의 모습. 카페, 음식점, 웨딩홀 등 상업시설만 들어섰을 뿐 학생들을 위한 시설은 없다.]). 학교는 홈플러스가 딸린 국제인문관이 완공되면 인문대 시설을 들여놓겠다고 했다. 국제인문관 완공은 금방 되지 않는다(DSC_0387.jpg [사진설명 : 지난 4월 17일 홈플러스가 딸린 국제인문관의 기공식이 있었다. 기공식만 있었을 뿐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인문대의 공간부족문제는 심화된다. 그에 대한 단기 해결책이 X라운지를 몰아내고 그곳에 학교, 특히 인문대 시설을 들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약자인 X라운지 아주머니를 내쫓고 공간문제를 잠시 동안 봉할 해결책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교지 : X라운지 문제는 ‘공간’의 변화에 관한 것이다. 좋은 서강운동본부에서 X라운지 철거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였다면 당연히 공간에 대한 인식이 전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공간’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덧붙여 곤자가 플라자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학교에서 상업시설의 입주를 선호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좋은 서강 : 학교에서 공간은 교직원, 학생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던 공간을 의미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학교의 일방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 학교에서 교육시설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 대학들이 상업시설을 선호하면서 대학에 상업시설의 입주가 늘고 있다. 그에 따라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던 공간이 줄어들었다. 전에는 돈을 내지 않아도 조모임을 할 수 있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았지만 요새는 그러한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학교가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학교에 상업시설이 입주하는 것은 좋을 것이 없다. 학교가 통제할 수 없는 ‘힘’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예를 들자. 홈플러스의 운영권은 30년 동안 삼성테스코에 있을 것이다. 30년 동안 학교에서 홈플러스를 제어할 수 없다는 말이다. 무서운 일이라고 본다. 처음에 고려대에 스타벅스가 들어온다고 했을 때에는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그 뒤 삼민광장을 밀고 곤자가 플라자가 들어섰을 때에는 반대의견이 많이 줄어들었다. 한번 경험하고 나니까 점점 무디어지고 있다(DSC_0148.jpg[사진설명 : 삼민광장의 모습. 삼민광장이 있었던 자리에는 곤자가 플라자가 들어섰고 구R관 자리에는 ‘홈플러스 딸린’ 국제인문관이 들어설 것이다.])

교지 : X라운지 문제에서 시작했는데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공간과 공간의 상업화로 이야기의 범위가 넓어졌다. 다시 X라운지의 문제로 돌아가자. X라운지 철거에서 학교와의 학교 구성원간의 의사소통이 힘들었다는 것은 매번 반복되는, 변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의사소통 구조는 무엇인가.

좋은 서강 : 가장 약한 사람들이 무시 받지 않는 의사소통 구조가 이상적이겠지. 의사소통에서의 힘의 차이는 무시하지 못한다. 권력을 휘두르는 강자와 그렇지 못한 약자와의 소통은 불가능하다. 여기서 강자와 약자는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에 따른 구별이다. 결정권을 가진 강자는 그것이 없는 약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강자와 약자사이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소통이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힘의 차이가 있는 한 강자와 약자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일 뿐이다. 약자가 강자와 소통을 하려면 힘의 차이를 줄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 약자들은 뭉쳐야 하는 것이고. 뭉쳐서 강자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약자들 간의 의사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

학교에 대입해보면 학교 측은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강자, 학생 측은 상대적으로 약자가 된다. 약자인 학생들이 학교와 대등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뭉쳐서 힘의 차이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제가 깔려있을 때 가장 약한 사람들이 무시 받지 않는 소통구조가 있게 된다. 그러한 방
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 ● ● ●






X라운지는 이미 철수되었다. 하지만 이미 끝나버린 사안이라고 하기엔, 이것이 주는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X라운지 철수는 학내의 비민주적 의사소통의 모습과 대학이라는 공간의 의미까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X라운지 철수에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되풀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X라운지 철수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 2의 ‘X라운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마친다.
2009-09-05 18: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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